자기만의 길을 걷는, 카나비스펫 성문수

중곡동 근처, 골목 깊숙한 곳 이국적인 모습의 펫 샵 하나가 문을 열었다. 반려견 훈육 미용사 성문수의 미용 펫샵, 카나비스 펫(CANNABIS PET)이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children0517)에 미용 트라우마를 지닌, 사나운 강아지를 차분하게 훈육해, 깔끔하게 미용하는 과정을 올렸다. 그저 펫샵에 맡겨진 강아지의 미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싶어 찍은 영상의 조회 수는 수십만에 이르렀다. 세상에 둘도 없는 훈육미용사, 그를 만나러 ‘카나비스 펫’을 찾았다.


본인 소개 부탁한다.
반갑다. 늘 자유로운 삶을 꿈꾸고, 그 자유를 강아지에게 돌려주고 싶은, 빡빡머리에 문신 많은 ‘카나비스 펫’ 원장 ‘성문수’다. 긍정 미용과 훈육 미용을 전문으로 하며, 아이들이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용을 하고 있다.

자유를 추구한다고?
원래대로라면 강아지는 미용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아지의 털을 사람이 원하는 대로 맞추다 보니 미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리화나를 내건 브랜드명이 독특한데,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
얼마 전 내 SNS나 인터넷상에 ‘성문수는 강아지에게 약을 먹여 미용하는 사람이다’와 같은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오래 알고 지낸 동료와 선배들이더라. ‘사납던 아이, 마취 후 미용을 받던 아이가 차분히 미용을 받는 모습이 약을 먹은 것처럼 보이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 마약 미용이라고 하자!’라며 자신감으로 내건 이름이 카나비스 펫이다.

매장 유리창에 붙은 로고도 대마초와 강아지더라.
나에게 오는 아이들 대부분 마음에 상처가 많은 강아지인데, ‘강아지가 마약을 한 듯한 기분으로 미용을 받고 집으로 보내주자!’라는 좋은 마음에서 간판을 만들고 로고는 마리화나로 정했다.

강아지를 말할 때 ‘아이’라고 표현하는 걸 영상에서 보았는데.
요즘은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고 표현한다. 막상 강아지를 키워보고 접해보면 강아지라는 표현보다는 ‘내 아이’, ‘내 자식’ 같은 존재로 인식된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아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훈육 미용이란 게 좀 생소한데, 어떤 걸 훈육 미용이라고 하는가?
강아지들 중 사나움, 입질 그리고 미용 트라우마와 같은 문제 행동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용을 훈육 미용이라 한다. 훈육을 통해 문제 행동을 바로 잡아주고 미용 트라우마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미용이 무섭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미용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항상 강아지의 성격에 맞는 미용을 하려 한다. 보호자가 저는 ‘이런 미용을 원해요’라고 말해도 참고만 할 뿐이지 아이가 싫어한다면 다른 미용으로 바꿔 진행하기도 하고. 훈육 미용이라는 게 사실 누구나 할 수 있고 정답도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아이의 컨디션이 좋다면 그게 바로 훈육 미용이다.

훈육 미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오래 전에 애견 샵에서 일할 때 강아지를 막 다루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저렇게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나는 아무 힘이 없었다. 애견 일을 이제 막 배우는 수습생이었으니까. 그곳을 그만두고 난 뒤 애견미용 학원을 6개월 정도 다녔다. 취업하고서 트라우마를 가진 아이들이 또 눈에 들어왔다. 트라우마가 있는 아이들을 미용하며 독학했다. 이런 미용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없었기에 고민 끝에 붙인 이름이 바로 ‘훈육 미용’이다.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꾸준히 올리고,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보호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던데.
문신도 많고, 인상도 좋은 편이 아니다 보니, 차별 받은 경험이 많았다. 사람들은 종종 겉모습만 보고 차별하는데, 강아지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더라. 그래서 더 강아지에게 집착하게 되었고. 그런데 종종 낯선 애견 미용사에게 아이를 맡기다 보니까 걱정을 하는 보호자들이 있었다. 그 편견을 깨고 싶어서 시작한 게 영상이었다. 보고 판단하길 바랐다. 그리고 사람이 바뀌어야 강아지가 변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강아지를 좋아하기에 반려견을 키울 줄 알았는데, 키우지 않는다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강아지를 키울 자신이 없다. 내 강아지가 있다면 보호자님의 강아지보다 내 아이가 먼저가 될 수 있다. 나는 내 앞에 있는, 트라우마를 가진 손님의 강아지가 내 강아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출근길이 행복하다. 오늘도 내일도 내 강아지가 놀러 오니까.

몇 가지 강아지의 언어를 알려줄 수 있을까?
모든 강아지는 실제로 보고 판단하는 게 정확하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긴장, 불안감, 스트레스를 받으면 하품을 하고 헥헥 거리며 불안해한다. 심해지면 몸 근육이 수축해 웅크리고 있다. 순간 너무 과감하게 다가가면 강아지는 방어적 짖음 또는 사람을 무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사람을 무는 행동 또한 거부 의사다. 강아지는 말을 못 하기에 행동, 짖음으로 이야기하는데 얼마나 무서웠으면 그럴까? 문다고 해서 나쁜 강아지가 아니라 이유를 찾아야 한다.

집에서 미용하고, 목욕시키는 견주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팁을 알려줄 수 있나?
아이가 화장실에 가기 싫은 데는 항상 이유가 있다. 그게 목욕할 때만, 배변 훈련을 할 때만 가기 때문이다. 종종 강아지를 넣어두고 문을 닫아놓는 경우도 있고. 그리고 집안과 화장실의 온도 차도 크다. 반면에 화장실에서 간식이 나오고 푹식푹신한 자리가 있었다면, 아이는 화장실을 싫어할까?

덧붙여 보호자들은 항상 아이가 ‘뽀송뽀송했으면’, ‘동그랬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런 미용을 추구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건 보호자의 욕심이지 않을까. 강아지는 깔끔한 미용보다 편안한 미용을 원한다. 싫어하는 부분이 있다면 대충 마무리해도 좋다. 조금 지저분하면 어떤가? 차라리 놀이와 산책을 더 하는 게 어떨까. 목욕을 싫어한다면 ‘목욕을 시킨다’ 라는 느낌보다 ‘같이 씻는다’라는 느낌으로 보호자가 아이를 팔로 감싸 안고 같이 목욕하는 게 좋다.

훈육 미용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마취 미용까지 받던 아이가 훈육 미용을 통해서 마취 없이 미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순간. ‘아 아직 난 쓸모 있는 사람이구나’ 한다.

올해가 개의 해인데, 한 해를 마무리하며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내 자식들은 유치원도 보내고, 초중고, 심지어 대학까지 보내지 않나. 그런데 대부분 보호자가 ‘강아지 정도야 다 알 수 있다’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강아지 같은 경우는 분양만 받지 퍼피 트레이닝이나 훈육에 대해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다. 퍼피 트레이닝을 강아지와 함께 배운다면 더 쉽고 행복한 반려견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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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이보영
PHOTO 이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