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Romanelli’ X ‘Cali Thornhill DeW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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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베이스로 활동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닥터 로마넬리’와 ‘칼리 도른힐 드윗’. 두 사람이 분더샵에서 론칭하는 새 컬렉션, ‘아브라카다브라’를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오랜 친구 사이인 만큼 두 사람의 케미가 인터뷰 현장 분위기를 더욱 자유롭게 만들었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현시점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함께 물었다.


10년 전에도 분더샵에서 컬렉션을 공개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분더샵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는데 어떤 인연으로 이어지게 됐고, 여길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Dr.Romanelli. 이전에 분더샵에서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라는 밀리터리 제품을 분해해서 만든 컬렉션을 진행한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론칭한 분더샵 컬렉션에서도 나의 작업과 잘 맞는 부분이 있어서 10년이 지난 오늘 다시 함께하게 됐다. 오늘 아침에 답변 준비했다. (웃음)

두 사람은 총 3번의 컬렉션을 함께 했다.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Cali. 2001년부터 친구의 친구를 통해 알게 됐고, 지금까지 이어온 우정 때문이지 않을까. 우린 같은 도시에 살아서 함께 자주 커피를 마시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스트릿웨어를 사랑한다는 공통점도 있고, 거리낌이 없는 사이이다 보니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서로 의견에 대해서 얘기할 때도 긴장감 없이 대화하고, 잘 맞는 부분이 많다.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Dr.Romanelli가 의류를 만들면 Cali’s studio로 보내서 따로 패치 작업에 들어갔다고 읽었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한 작업물을 만들어낸 건데 의견충돌이나 어려움 같은 건 없었나.
Cali. 아직까지 의견충돌은 없었다. 그렇지?
Dr. Romanelli. 없었지. 나는 내 제품을 보고 피드백 해주는 걸 좋아한다. Cali는 내가 디자인한 제품을 보고 도전한다. 그게 빈 캔버스가 아닌데도, 그는 늘 멋진 작업물로 승화시킨다.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다.
Cali. 많은 사람들과 작업했지만 결과가 늘 맘에 드는 것만은 아니었다. Dr. Romanelli와는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이거 완전 별로야”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고, 그렇게 얘기하면서 서로 풀고, 다시 작업하고 그런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편하니까 좋다.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라는 컬렉션 타이틀과 선보이는 의류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고,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Dr.Romanelli. 이건 그냥 계속 대화 같은 거다. 우리는 디지털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다. 우린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흐름에 몸을 맡긴다. 자연스런 흐름.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패치작업이다. Cali의 수습생, Mr.Iliad가 내 사무실에 컬렉션 제품을 펼쳐놓고 작업을 도와줬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Dr.Romanelli의 결과물을 보면 빈티지 의류 수집부터 해체, 조합 등 구체적인 계획 아래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본인의 작업스타일과 과거 시행착오 후 쌓인 노하우에 대해서 알려달라.
Dr.Romanelli. ‘로즈볼 플리마켓(Rose Bowl Flea Market)’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몇 년 동안 다니다 보니 빈티지 아메리카, 빈티지 리바이스, 밀리터리 옷 등 내가 찾던 실루엣의 옷들이 많이 모이더라. 일단 수집해서 스튜디오로 가져와 한동안 펼쳐놓은 다음에 좋아하는 옷들을 고르고, 세탁한다. 빈티지 의류라 엉망인 부분이 많다. 그 부분을 자르고, 분해하고, 가죽을 덧대고, 새로운 부자재를 써서 새롭게 탄생시킨다. 일종의 LA핸드메이드 제품이지. 아! 아주 가끔 이베이 사이트도 이용한다.

빈티지 의류는 다양한 소재와 컬러, 부자재의 조합으로 기성의류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그런 빈티지 의류를 수집하면서 가장 신선했던 조합, 그리고 자주 다녔던 빈티지 마켓을 소개해달라.
Dr.Romanelli. 음, 내가 하던 작업이 예전에는 신선했지만 지금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너무 많은 브랜드들이 있고, 일본 디자이너들이 하는 거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앞으로도 그럴 거 같고, 지금은 더 많이 보면서 신선함을 찾으려 하고 있다. 오래된 것에서 아이디어 얻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상상했던 게 현실적으로 구현되는 걸 즐긴다. 자주 가는 곳은 앞서 말한 LA 로즈볼 플리마켓. 예전만큼 좋지는 않지만 위치도 익숙하고 어디 가면 좋은 제품이 있는지 아니까. 그리고 일요일 아침 5am 공원.
Cali. 진짜 5시에 플래쉬 들고 간다 쟤. 난 잠이 많아서 못해.
Dr.Romanelli. 요즘은 안 그런다. 그리고 매달 첫째 주 열리는 ‘파사데나 칼리지 플리마켓(PCC Flea Market)’도 좋아한다.

한국이 떠오르는 마켓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고, 지금 한국에서 당신을 설레게 하는 세 가지를 꼽자면.
Cali. 사람, 좋은 사람들, 그리고 음식. 미국에 한국인 친구들이 많은데 난 그들을 다 사랑한다. 음식도 먹어보니 한국에 와보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현재 한국이 뜨고 있다는 걸 나도 느낀다. 새로운 문화가 다른 도시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직접 볼 수 있어 즐겁다. 어딘가를 간다는 행위 자체에서 언제나 좋은 영감을 받는다. 좋기도 나쁘기도 하지만, 뭔가는 항상 있다.
Dr.Romanelli. 내가 여기 5년 전에 왔을 땐, 스트릿 컬쳐가 한국에서 막 시작되고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받았던 느낌하고 같다. 그걸 아시아 도시에서 다시 느끼고 있다는 거, 나한테 정말 중요하다. 첫 번째는 패션 스트릿 컬처가 여기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두 번째는 음악에 감명받았다. 아시아 음악이 현재 너무 유명하고, 모두가 따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걸 지켜보는 게 매력적이다. 마지막은 아트. 한국의 아트 컬처랑 미술관들이 맘에 든다. 그 중에서도 도호수라는 아티스트를 특히 좋아한다. 아! 리움 미술관 좋더라. 나중에 Cali도 데려갈게. 내일? 다음에?
난 이번 여행에서 아직 음식을 많이 먹어보진 못했지만 한국식 바비큐는 정말 맘에 든다. 내일 먹으러 가자.

작업에 대한 영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는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남들과 다르게 보는 시각을 갖기 위한 노력과 본인만의 태도가 궁금하다.
Cali. 다른 사람하고 영감 얻는 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그냥 좋아하는 거 보고, 먹고, 하고. 비쥬얼, 사운드 어떤 거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거다. 내 나이 때 다른 사람들은 집에서 TV 보는 걸 좋아할 거라고 다들 생각한다. TV 보는 게 미국 40대의 흔한 스타일이긴 하다. 나도 물론 좋아하고. 하지만 난 그냥 세상 밖으로 나가서 맛보는 게 더 좋을 뿐이다.
Dr.Romanelli. 여행이다 대부분. 미술관, 스튜디오 방문, 대부 아트, 그리고 가족들하고 내 딸. 내 딸을 통해서 인생을 다시 한 번 보고 있다는 게 나한테 무척 중요하다. 요약하면 아트하고 패밀리하고 믹스, 그리고 운동을 많이 하진 않지만 운동에서도.
Cali. 운동이 영감 받는데 좋아. 난 자전거를 많이 타는데, 타다 보면 다른 게 보인다. 운전할 때랑.
Dr.Romanelli. 난 하이킹 좋아해.
Cali. Hike, Bike (웃음)

그동안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해왔는데, 혹시 한국에도 관심 가는 브랜드, 아티스트가 있나?
Cali. 지드래곤(G-DRAGON).
Dr.Romanelli. 아마 할 수 있을 거다. 나도 미국에서 백남준하고 작업했을 때 좋았다. 이번에도 서울에서 미술관 많이 다닐 예정이다. 그게 내 목적이기도 하고. 칼리는 지드래곤이고. (웃음)
Cali. 난 누군지 몰라도 미치도록 크리에이티브한 영 피플이면 다 좋다. 왜냐면 재미있으니까. 나 도쿄 자주 가는데, 거기서 유명하진 않지만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을 많이 안다. 그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건 언제나 즐겁다. 그리고 그런 곳을 계속 찾아 다녀야 해서 잘 시간이 부족하다.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Cali. 2017년 계획은 일단 맨날 일하는 거. 그렇지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거다. 창의적으로 일하는 방식이라든지. 어쨌든 일 많이 할 거야. 기다려봐. 엄청 난 거를. 무슨 말인지 알지? 지드래곤하고 일하는 거? (웃음)
Dr.Romanelli. 비슷해 나도. 지금 아시아 전체가 창의적인 순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서 뭔가 할 거리가 없나 볼 거다. 그리고 거기서 영감을 받으려고 집중할 거야.

CREDIT


에디터 김민지
포토 강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