何で日本人ですか? “왜 일본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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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해 동안 쏟아진 스니커즈 콜라보 발매 소식은 스니커 마니아들을 열광케 했다. ‘화이트 마운티니어링x아디다스’, ‘마스터마인드x리복’, ‘나나미카x닥터마틴’, ‘꼼데가르송x나이키’, ‘프라그먼트x루이비통’, ‘Y-3’, ‘언더커버x슈프림’, ‘베이프x아디다스’ 등. 여기서 주목할 것은 모두 일본 브랜드와의 협업이라는 점.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패션에 민감하고 자신만의 테이스트가 확실한 사람들도 일본 브랜드의 어떤 다름에 가치를 느끼고 소비하는 걸까.

우선 제품 몇 가지를 살펴보면 거기에 해답이 있다. 첫 번째로 ‘아디다스(adidas Originals)’와 ‘하이크(HYKE)’의 콜라보레이션. 하이크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통해 세련됨이 넘실대는 컬렉션을 연이어 발표해왔고, 아디다스가 협업한 다수 컬렉션 중 단연 선봉에 서는 컬렉션이 되었다. 그 중 스니커즈 시리즈는 과감히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기존의 시유레이터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근사함은 말할 것도 없다.

두 번째로 요지야마모토와 아디다스의 합작, ‘Y-3 퓨어부스트’. 요지야마모토 하면 재단의 마술사, 아방가르드, 블랙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따라붙는다. 그가 처음 선보인 컬렉션은 당시 몸매를 드러내는 서구의 유행 스타일과는 달리 거대한 의상을 제시해 자신만의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블랙만을 고집했다. 그 이유도 단순하다. 나이, 유행에 구애 받지 않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기 때문. Y-3 퓨어부스트에도 그의 고집이 담겼다. 퓨어부스트는 사실 울트라부스트에 비해 비주류에 속하는 라인이었는데, 이번 협업을 통해 확실히 그 존재감을 알렸다고 볼 수 있다. 실물로 보면 더욱 매력적인 디테일에 리셀가가 여전히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 외 에디터가 애정하는 스니커즈, ‘언더커버 잭퍼셀(UNDERCOVER Jack Purcell)’, ‘풋더코쳐(Foot the coacher)’, ‘핸더스킴(Hender Scheme)’, ‘비즈빔(Visvim)’만 보더라도 일본 브랜드가 보여주는 감성, 디테일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부분에 위트를 더하고, 소재 믹스매치, 스토리를 담아 차별화 시킨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단순히 재화를 소비하는 것이 아닌 가치를 소비하는 느낌을 부여해 더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어디 스니커즈 뿐이겠는가. 일본 잡지에서만 봐도 그들은 청바지 단추 하나, 티셔츠 라벨, 로고 등 사소한 부분에 큰 의미를 두고 다루며, 브랜드별, 연도별로 나열해 그 작은 변화에 감탄하고 열광한다.

얼마 전 세계 유명 아티스트인 ‘닥터 로마넬리(Dr.Romanelli)’와 ‘칼리 도른힐 드윗(Cali Thornhill DeWitt)’이 내한했을 때 인터뷰 진행 중 그들이 바라보는 아시아에 대해 질문을 했었다. 그들은 “5년 전에 왔을 때 스트릿 컬쳐가 한국에서 막 시작되고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받았던 느낌하고 같다”, “도쿄를 자주 가는데 그곳엔 유명하진 않지만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이 많다”며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기도 했다. 또한, 베트멍 CEO 역시 한국에 복제품 거래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어 있는 걸 보고, 최근 남양주에서 캡슐 컬렉션을 따로 공개하기도 했다. “Official Fake”라는 ‘웃픈’ 타이틀로.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시장의 모습은 일본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는 게 현시점이다. 씁쓸하지만 수긍할 수밖에.

어쩌면 일본 브랜드가 패션 시장에서 활기를 띄우는 것도 시대적인 배경으로 봤을 때 당연한 순리일 수밖에 없다. 섬나라기 때문에 외국의 문물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적극 수용했다. 다만, 외국의 문물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일본만의 정신을 담아 새롭게 만들고, 다시 이것을 계승 발전시켜 또 다른 그들만의 문화로 만들어버렸다. 서양의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 자신들의 기술, 장인정신을 지켜내려는 모습에서 왜 지금의 일본 브랜드가 각광받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다른 예로 ‘일동장유가(조선 영조 때의 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와 지은 김인겸의 장편 기행가사)’ 내용을 보면 일본은 예부터 상상 이상으로 부유한 나라였다.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우리나라에 비해 그들은 풍족하고 여유로웠기 때문에 화려함, 사치스러움, 아름다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니 명확한 콘셉트, 흉내 낼 수 없는 디자인, 확실한 기술력에 기초한 고퀄리티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거두절미하고, 한국 경제가 반세기만에 급성장했기에 일본과 같은 문화가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좋은 건 잘 베낄 필요가 있다. 일본처럼 영리하게. 그럼 머지않아 한국도 글로벌 브랜드가 주목하는 탐나는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CREDIT


에디터 김민지
포토 자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