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긴시 ‘문문(MoonMoon)’

입술과 입술의 마찰음이 간지럽게 들릴 정도로 귀 기울여 그의 노래를 들어보았다. 아주 선명하게 그의 이야기가 장면이 된다. 뭉뚱그려 작위적으로 만든 이야기였다면 결코 보이지 않았을. 그의 짧지 않은 이야기는 긴 시가 되었고, 깊은 노래가 되어 밤하늘의 ‘달’ 처럼 우리를 위로해준다.


-반갑다. 우선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 부탁한다.
: 반갑다. 내 이야기로 노래 부르는 ‘문문’ 김영신이다.

-‘지구에는 좋은 노래가 많아서 나의 노래는 달에서 부르겠다’ 라는 ‘문문’ 이라는 이름. 참 깊다. 유독 ‘달’이라는 매개체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 작년, 이제 곧 재작년이 될 2016년에 유난히 힘든 일이 많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달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위로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혼자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게 마치 내 모습 같아서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나 꽉 차 있는 보름달 보다는 눈썹달이 좋다.

– 문문의 음악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팬들은 유독 당신의 가사에 감동한다. 나 또한 ê·¸ 가사가 억지스러운 노랫말이라는 느낌보다 ‘이야기’처럼 들렸다. 작사 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 그 어느 작사가와 같이 모티브를 먼저 찾는다. 하지만 그 어느 작사가와 달리 내 안에서 그 모티브를 찾는다. ‘애월’이나, ‘앙고라’ 같은 소재가 떠오르면 그 소재에 내 이야기를 입힌다. 이야기를 입힐 때는 사물이나 생물 또는 날씨를 의인화 하여 그 소재가 내가 되고 혹은 나의 특별한 누군가 된다. 그 모든 작업들이 완료된 가사들은 곧 내 일기가 되고 시가 된다고 할까?

-‘문문’의 가사는 남녀간에 애절한 사랑 이야기보다 가족, 삶, 인생을 이야기 하는데, 살아왔던 이야기 말고 앞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와 모습이 있다면?
: 솔직히 말하면 없다. 내 음악의 밑천은 내가 살아왔던 그 모든 순간에 느꼈던 감정과 이야기다. 앞으로도 나의 고민과 앞으로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목표인데, 쓰고 싶은 이야기를 정해놓는 다면 순서가 맞지 않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금과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겠지만 그 삶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거나 힘이 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떨어지면 미련 없이 음악을 접을 것이다.

– 음악에 대한 신념이 확실해 보인다. ê·¸ 신념이 본인 인생의 신념과도 일치 한가? 예를 들어 비행운의 가사처럼 당신은 자라서 겨우 ‘당신’이 되었나? ê·¸ ‘겨우’ 도 당신과 함께 자라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 지금의 나는 분명 내가 생각했던 나는 아니다. 나는 마치 누군가의 책이자 영화가 되어 버린 것 같다. ‘겨우’ 라고 하기엔 몸집이 커지고 벅찬 내가 되었다. 그래서 겁이 나기도 하고 가끔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김영신’이라는 사람이 아닌 ‘문문’이라는 가상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결코 ‘김영신’이 자라서 ‘문문’이 된 건 아니다. 난 지금까지 쭉 누군가의 ‘김영신’ 이고 노래하는 ‘문문’이었으며, 앞으로도 그건 변함이 없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감성적인 가사와 달리 외모도 성격도 천상남자다. 음악하는 문문이 아닌 실제 김영신은 어떤 사람인가?
: 나름 유머러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을 뿐이지. 나는 힘든 순간에도 자조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가까운 친구들은 내 음악을 어색해 한다. 남자들은 친구들에게 힘든 이야기를 잘 꺼내놓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한다. 음악을 하기 전 내 직업은 직업군인이었다. 강원도 인제군에서 부사관으로 5년 근무를 한 경험도 있고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도 그 누구 못지않게 좋아한다. 물론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좋아하고 그 어느 또래 남자들과 다르지 않다. 오해 없길 바란다.

-‘문문’은 이제 더 이상 나만 알고 싶은 뮤지션이 아니다. 체감하지?
: 가끔 홍대 주변에 나갈 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 때는 자각을 많이 한다. 내가 지금 어디에 올라와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말이다. 흐트러 지지 않게 계속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또 한자기 다짐하는 건 버스킹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환경이 조금 더 좋아지고 편안해졌다고, 나의 첫 시작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을 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 곡의 제목이자 팬클럽의 이름 ‘곰곰’. 문문을 뒤집어 놓은 작명센스가 정말 좋았다. 곰곰이라는 레터링 뿐 만 아니라 당신의 이곳 저곳에는 타투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결코 멋스러운 충동은 아닌듯하다.
: 처음엔 사실 의미를 담은 문신만 했다. 그러다 내가 힘들 때나 심심할 때 유일하게 즐거워하고 중독되어 있는게 문신이라는 걸 알았다. 그 후론 가볍게 그냥 놀이 이자 나를 표현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예쁜 그림이나 문자들을 오래오래 보고 싶을 때, 몸에 새기고 보고 싶을 때 마다 본다. ‘물감’에서 이야기한 내 목에 자리잡은 세개의 줄, 나의 반려견 시와 우주, 사랑하는 팬클럽 곰곰, 그리고 초승달. 이 모든 것들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무겁지도 않은 나의 기록이다.

-12월19일 드디어 문문의 정규앨범 1집이 나온다. 이미 많은 팬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팬들을 위해서 앨범을 소개 해줬으면 좋겠다.
: 짧게 소비되는 앨범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살면서 아주 가끔일지라도 오래오래 읽혔으면 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긴 시’ 라는 제목으로 지었다. 지난 1년 동안 문문으로 살며 느낀 경험과 오해,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가사로 풀었다. 같은 시기에 발매되는 에세이도 마찬가지로 문문이 아닌 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궁금했던 부분들이 해소 되었으면 좋겠다.

-에세이라. 충분히 기대가 된다. 이미 많은 팬들은 당신의 노래를 에세이로 생각하며 들었을 테니까. 왜 에세이를 만들 생각을 했나?
: 이 책으로 돈을 벌 마음은 없다. 그냥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팬들도 놀랐겠지만, 정작 이 책이 출간되면 가장 놀랄 사람은 우리 아버지다. 아버지 ‘디스’를 많이 했다.^^

-연말에 왕성한 활동은 팬들에게 큰 선물인 듯하다. 또 특별한 계획이 있어?
: 앨범과 에세이가 내가 준비한 나름 최고의 선물이다. 그리고 25일. 31일 특별한 날에 이뤄지는 두번의 공연에서는 내가 준비한 음악을 선 보이며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특별한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의 느낌을 걷어낸 오롯이 문문의 노래와 공연으로 구성했다.

-팬심으로 진행한 인터뷰. 나도 즐거웠다. 더 많은 이야기는 앞으로 이어가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 이런 인사는 보편적인게 좋더라. 감기 조심하시고, 올 한해 고생 많았어요. 내년에도 건투를 빕니다^^

CREDIT


에디터  오창문
포토그래퍼  강상우
헤어 & 메이크업  이승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