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HOES REPORT #5] 못난이 신발을 주목!

과거 스타일링을 할 때,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분위기였다면, 어느 샌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변화되고 있는 듯하다. 즉, 스타일링의 중심에 ‘신발’이 되었다는 말이다.

포멀한 남성 정장 브랜드에서도 구두대신 스니커즈로 착장을 유도하는 것 역시도, 단지 젊어 보이기 위함을 떠나 시대에 따라 소비자가 생각하는 패션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바일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생각해 오던 스니커즈들은 대부분 화이트나 블랙 베이스에 심플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신발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미 3~4년 전부터 이러한 미니멀한 디자인들이 줄어들고, 신다 버린 신발들, 중고 신발 같은 디자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시각으로 볼 때는 줘도 안 신을 것만 같은 디자인, 그리고 옷과 매치하기 난해해 보이는.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은 역시 스포츠 브랜드들이 이다. 아디다스가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 뮤지션 칸예 웨스트와 각각 협업한 ‘오즈위고(Ozweego)’ ‘이지 러너(Yeezy Runner)’와 리복이 베트멍과 손잡고 만든 ‘인스타 펌프 퓨리(Insta Pump Fury)’가 대표 3인방이다. 못생겨서 한번 더 눈길이 가는 이들 스니커즈들은 이미 스니커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소장해야 하는 머스트헤브 아이템이 되었다. 낙서한 것과 같은 디자인의 리복의 펌퓨 퓨리가 청담동 분더샵에서 발매할 때, 해당 한정수량이 당일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에 질세라 럭셔리 브랜드들이 기존 스니커즈와는 또 다른 감성으로 재 접근을 하기 시작한다. 스포츠 브랜드들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시도를 추구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기존에 우리가 생각해오던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작업으로서 가치가 아마도, 두 브랜드가 협업하여 얻는 명성 이상의 이슈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발렌시아가를 필두로, 에트로, 디올 옴므, 랑방, 디스퀘어드 등 다수의 브랜드들이 이미 이러한 어글리 스니커즈 트랜드에 맞춘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러한 트랜드의 감성은, 2017년도 F/W부터 2018년도 S/S시즌까지 예견되고 있으며, 트랜드의 선두주자인 구찌가 2018년도 크루즈 컬렉션에서 투박하고 때 탄 스니커즈의 정점을 찍었다.

요즘 트렌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발렌시아가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는 이렇게 말했다. “못생긴 것이 진짜 멋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발렌시아가는 양말을 덧신은 것과 같은 디자인의 스피드러너와 여러 겹의 스니커즈의 ì°½ 디자인을 겹쳐 놓은 것과 같은 모습의 트리플S를 출시하여, 기존 스니커즈 디자인의 경계를 또 한번 허물면서, 또 다른 영역을 구축해 내었다.

허벅지와 허리를 죄어 오는 날렵한 슈트 대신 대신 헐렁한 바지와 큼지막한 점퍼가 대세가 되면서 여기에 맞춰 신발이 달라지는 ê±´ 지극히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에 맞춰 신발이 달라지는 ê±´ 지극히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균형에 맞춰 운동화 역시 사이즈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영국 매체인 비즈니스 오브 패션 이나 가디언 등에서는 아예 ‘옛날 아버지들이 마트 갈 땐 신는 운동화’ 라는 의미에서 ‘대드 슈즈(Dad Shoes)’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일부러 낡고 때 탄듯한 스니커즈 역시 뽀송뽀송한 새 제품보다 세월의 흔적을 인위적으로나마 드러낸 것이 ê·¸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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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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