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주목해야 할 ‘패션 인플루언서’ 4인방

소위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스타일을 관찰하는 건 큰 재밋거리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스타일링 참고서가 되기도 한다. 사진 하나에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며, 사진 속 제품이 완판되는 일도 허다하다. 이들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자, 현재의 트렌드를 비추는 거울이다. 세계적으로 칸예웨스트(Kanye West),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에이셉 라키(A$AP Rocky), 지드래곤(G-dragon), 유진통 (Eugene Tong) 등 내로라하는 패셔니스타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멋스러움은 여전히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너무 익숙한 그 멋스러움에 지루함을 느낄 때도 되지 않았나? 여기 그런 당신의 지루함을 해소시켜줄 ‘비교적’ 덜 알려진 패셔니스타 4명을 소개한다.

 

1. G-EAZY

‘지이지’는 190cm에 육박하는 큰 키와 수려한 외모를 갖춘, 캘리포니아 출신 백인 랩퍼이다. 신체조건도 훌륭하지만, 탁월한 아이템 초이스 능력과 잘생긴 외모, 완벽에 가까운 핏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심지어 옷을 만드는 일도 잘한다. 지이지는 투어시즌이나 앨범 발매 시즌이 되면 항상 본인의 머천다이즈 제품을 내놓곤 한다. 평소 본인의 스타일과 비슷한 의류와 잡화를 발매하며, 꽤 멋진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다.

지이지는 요즘 트렌드에 국한되지 않은 룩을 보여준다. 스트릿웨어부터 맵시 좋은 슈트까지 폭넓은 스타일링을 즐긴다. 특히, 그는 자신의 시그니쳐 아이템인 생로랑 커스텀 라이더 재킷을 굉장히 자주 착용한다. 그는 GQ와의 인터뷰에서 ‘라이더 재킷’은 자신의 캐릭터를 가장 잘 대변하는 아이템이라며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또한, 그는 스키니진을 자주 착용한다. 그의 스키니진에 관하여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이 있는데, 자주 즐겨 입는 A.P.C 생지 데님 진을 물 빠짐 방지를 위해 더러워져도 세탁하지 않고 에이징을 시켜 입는다고 한다. 이처럼 데님 진에 조예가 깊은 그는 평소 블랙 스키니진, 찢어진 데님을 애용한다. 스니커즈에도 애정이 깊다. COMPLEX의 ‘스니커 쇼핑’ 이란 프로그램에서 해박한 스니커 지식을 자랑했으며, 그의 SNS 계정에선 멋진 스니커즈를 착용한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다.

지이지의 패션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트릿과 하이엔드 브랜드의 경계를 허무는 룩도 자주 보여준다. 예를 들면 릭오웬스 팬츠에 슈프림 티셔츠를 매치하고, 생로랑 울 재킷에 아디다스 스니커즈를 매치한다. 좀처럼 안 어울릴 거 같은 롱코트와 조던1의 합도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미스매치라고 느낄만한 룩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이런 지이지의 감각을 알아본 스파 브랜드 H&M은 그와의 협업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H&M에서 흑인 어린이 모델에게 ‘COOLEST MONKEY IN THE JUNGLE’ 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옷을 입혔고, 이게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졌다. 파트너 관계를 맺기로 약속한 지이지는 인종차별을 일삼는 브랜드와 협업 할 수 없다며 계약을 파기했다.


 

2. Jaden Smith

그 유명한 ‘윌 스미스’의 아들이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외모를 가진 그는, 이제 소년티를 벗고 어엿한 랩퍼로 성장했다. 그는 뛰어난 음악성뿐 아니라 남다른 패션 감각도 지니고 있다. 이미 18살의 나이로 GQ 영국판 커버를 장식했고, 작년엔 2017 F/W 루이비통 여성 컬렉션에 모델로 발탁되었으며 여전히 수많은 파파라치를 몰고 다닌다.

174cm 정도로 크지는 않은 키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몸으로 멋진 핏을 자랑한다. 그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인 ‘MSFTSrep’ 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데, 아직 98년생이라는 나이를 감안 하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장 미쉘 바스키아’처럼 야자수 드레드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이며, 하의는 스키니한 바지와 스니커즈를 주로 매칭한다.

평범한 스키니진을 줄곧 입어왔지만, 요즘 들어 빈티지한 프린팅이 잔뜩 들어간 프린팅 진을 즐겨 입는 중이다. 프린팅이 들어간 바지를 착용했을 때, 상의는 심플한 스타일로 착용하여 포인트의 강약조절까지 신경 씀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액세서리를 즐겨한다. 슈프림 x 루이비통 협업이 발표되기 전 루이비통 사이드백에 슈프림 스티커를 붙여 포인트를 주었고, 까르티에 반지를 머리끈 용도로 착용하는 등 여러 액세서리를 재밌게 활용했다. 그의 뮤직비디오를 봤다면 알겠지만, 치아를 장식하는 액세서리인 그릴즈도 심심치 않게 착용한다.

스키니진과 더불어 제이든 스미스의 키 아이템은 데님 재킷이다. 슈프림 x 루이비통 데님 재킷, 직접 커스텀 한 것으로 보이는 리바이스 데님 재킷까지. 데님 재킷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신발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면, 최근 ‘루이비통 18s/s 아치라이트’ 스니커즈를 주구장창 신고 나오며 ‘어글리 슈즈’ 열풍에 기름을 붓고 있는 장본인 중 한 명이다. 공식 석상 외엔 부츠 신는 모습을 보기 힘들며, 평소엔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 스니커즈를 즐겨 신는다. 더 이상 ‘윌스미스’ 아들이 아닌 제1의 ‘제이든 스미스’로 인정받는 중인 그를 주목하자.


 

3. Harry Edward Styles

영국의 팝 보이 밴드 멤버인 ‘해리 스타일스’는, 작년에 개봉한 ‘덩케르크’ 의 주연으로 활약한 바 있다. 국내에선 영화배우 혹은 흔한 영국 가수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그는 사실 많은 생로랑 추종자들의 워너비이다. 생로랑은 마른 남자만 입을 수 있다는 편견을 깨부수며, 마르지 않더라도 ‘생로랑 룩’을 완벽히 소화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다. 그는 에디 슬리먼의 감성을 100% 이해했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BBC 라디오 방송 중, 재미로 심장 박동수를 알아보는 코너인 ‘하트 모니터 챌린지’ 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첼시부츠’ 라는 단어를 보자 최고의 심박 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심지어 그의 팬들조차 평소 해리 스타일스가 운동화를 신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 정도로 해리 스타일스는 첼시부츠 마니아다. 물론 첼시부츠 또한 생로랑 제품들을 주로 착용한다. 생로랑 부츠를 고집하는 이유를 유추해보면, 그가 좋아하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아마 그가 즐겨 입는 타이트한 스키니진에 깔끔하게 덮일 정도로 입구가 좁은 부츠는 아마 생로랑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검은 계열의 스키니진에 첼시부츠가 전형적인 ‘해리 스타일스 룩’의 기초라면, 상의는 주로 셔츠를 즐겨 입으며, 이너웨어 혹은 단품으로도 자주 착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로 자수가 들어간 셔츠나 화려한 프린팅이 들어간 셔츠를 착용한다. 모두 생로랑의 락시크 무드가 반영된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더블 퍼 재킷에 후드, 해군 코트에 스트라이프 티셔츠, 새틴 소재의 스카쟌에 실버 목걸이 등 다소 락스타 분위기가 풍기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선글라스도 자주 착용하는데, 일명 둥글둥글한 프레임을 가진 ‘커트 코베인’ 선글라스를 주로 착용한다. 꼭 ‘해리 스타일스’ 가 아니어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착용한, 핫한 아이템이다. 선글라스 프레임이 독특해 섣불리 도전하기 힘들지만, 생로랑 룩 뿐 아니라 스트릿 룩과도 잘 어울리는 두루두루 활용 가능한 아이템. 어울리기만 한다면 하나쯤은 소장할 만 가치가 있다.

그를 두고 단순히 ‘생로랑 도배’라고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어느 한 브랜드의 옷들로만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생로랑 제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매치하지만, 이상한 경우가 정말 많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생로랑 룩’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해리 스타일스’ 룩을 창조해냈다. 만약 생로랑 제품이 없더라도, 그의 색 배합 능력, 헤어스타일과 코디의 조화, 이너웨어 활용능력은 당신의 어떤 옷을 가지고 있든, 아주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다.


 

4. Frank Ocean

천재 뮤지션이라 불리는 ‘프랭크 오션’. 그는 이미 세계적인 패션 인플루언서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가 소속된 ‘오드퓨쳐’의 멤버이다. 그의 그늘에 가려져 언급이 적지만, 그도 사실 숨겨진 패셔니스타 중 한 명이다. 심플한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슬랙스에 넣어 입거나, 디올의 콜렉션을 그대로 가져다 입는 등 스펙트럼도 상당히 넓다. 작년엔 ‘Nikes’ 라는 곡 뮤직비디오에선 커스텀 된 발망 재킷을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양한 룩을 보여주는 프랭크 오션이지만, 그는 유독 절제된 믹스매치를 즐겨 입는다. 깔끔한 슈트에 반스 스케이트하이 제품을 매치하거나, 슬랙스에 에어조던1 제품을 착용하는 등 조합이 어려울 제품들을 함께 착용한다. 설명만으로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조합이지만, 그는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또한, 울 소재 블레이져에 슈프림 올드 모델 티셔츠, 발망 바이커진을 매치한 사진도 유명하다. 그의 패션을 검색하면 자주 나오는 사진이다.

프랭크 오션은 믹스매치 스타일을 즐겨 입는 편 이긴 하나, 그것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때때론 오버 핏의 베트멍 후드티를 착용하고, 나이키 마니아답게 오프화이트 콜라보 제품도 공연에서 착용하며 가장 트렌디한 제품들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말했다시피 그는 나이키 마니아이긴 하지만 사실, 그가 나이키보다 더 좋아하는 브랜드는 반스이다. 정말 유별난 반스 사랑을 보여준다. 그의 파파라치 룩을 보면 대부분 반스가 항상 함께하고 있다. 올드스쿨, 슬립온, 스케이트하이 등 모델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그의 절친이자 동료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컨버스와 손잡고 만든 ‘골프 르플레르’ 스토어 오프닝 행사에서도 반스의 신발을 신고 갈 정도다.

그리고 그는 양성애자다. 그는 한 페스티벌에서 긴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공연에 나선 적이 있다. 그 티셔츠에 적힌 문구는 인종차별과 동성애, 성차별에 대한 혐오를 멈춰달라는 내용의 문구였다. 패션을 통해 평등을 외치는 의식 있는 행동은 큰 응원을 받았다.

그의 보컬은 스킬풀하고 기교가 있진 않지만, 곡과 정말 잘 매칭되고 항상 듣기 편하다. 그의 패션 또한 화려하거나 튀지 않은 은은한 멋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 충분하다.

CREDIT


 

에디터 김상수
포토 자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