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BINAI

국악에 락 음악을 접목시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잠비나이’ 밴드.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아 최근 평창 올림픽폐막식을 장식하며 국내에서도 조금씩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전통음악이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다면, 잠비나이의 강렬한 라이브를 들어보길 바란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갑다. 잠비나이 그룹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잠비나이 : 해금,거문고, 피리, 태평소와 기타 베이스 드럼을 활용하여 음악을 만드는 밴드다.
국악기를 사용하지만 국악의 틀 안에 있는 음악을 하지 않고, 우리만의 색깔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의 그룹인데, 그 첫 시작이 궁금하다.
이일우 : 국악 공연장에 오는 사람들이 전부 국악을 하는 친구, 교수님 그리고 가족들이 다였다. 일반 대중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고, 마침 같은 고민을 하던 친구들(심은용, 김보미)을 만나서 2009년 잠비나이를 결성하게 되었다. 이후 베이스 유병구와 드러머 최재혁이 2017년에 멤버로 합류하게 되면서 지금의 5인조 체제로 완성이 되었다.
김보미 : 대학 졸업 후 생계를 위한 음악활동 속에서 각기 음악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당시 행해지던 많은 퓨전국악의 음악적 어법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달리 보여주기 위해 매일같이 만나서 고민하고 연습했다.
최재혁 : 그러다가 거의 모든 곡에 드럼 베이스의 리듬 파트가 들어간 라이브 음악을 선호하게 되었다.

잠비나이 음악을 들어보면 강렬한 사운드 속에 어떤 심오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이일우 : 음악이 주는 메시지는 청자들이 스스로 해석해서 듣길 바라기에 뚜렷한 메시지는 없다. 아마 음악이 대중적이지 않고 국악기가 주는 음색이 낯설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김보미 : 대부분 곡은 일우가 쓴다. 명백한 주제가 있는 것도 있고, 음악적 이미지로 설명해줄 때가 있다. 해금 연주를 할 때 테크닉적으로 그의 의도를 최대한 표현하려 하고, 곡 전체가 완성된 후 떠오르는 나만의 이미지로 해석해서 연주하기도 한다.

앨범 중 소개해주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몇 곡 추천해달라.
최재혁 : 은 라이브공연 때 항상 마지막 순서로 장식하는 곡이다. 잠비나이의 부드러운 쪽의 일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유병구 : 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는 그들에게 분노하는 내용이다.

심은용 : ep앨범에 수록 되어있는 <나무의 대화2>. 초창기 때 나온 음악이라 그때의 감성이 많이 묻어 있는 것 같아서 좋다.
김보미 : <나부락>은 우리가 처음 연습실에 모여 연습하던 시절 일우가 처음 리프를 가져왔을 때 망치로 머리를 세게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던 곡이다. 조금씩 변화해서 지금의 구성을 갖추었지만 강렬했던 처음 이미지는 그대로 남아있다. 기존에 가지던 거문고의 고정관념을 완전 깨부수는 곡이다. <소멸의 시간>은 해외 팬들에게 잠비나이를 알리게 된 곡이다. 3인조 시절의 음악 스타일에서 지금의 음악 스타일로 넘어오는 시발점이 된 곡이라 의미가 있고, 이번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서도 연주 되었던 곡이다. <무저갱>은 래퍼 이그니토와 협업한 곡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

특별한 퍼포먼스, 가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뭘까.
최재혁 : 우화 중 해와 바람의 이야기처럼, 항상 강한 바람이 몰아치는 듯한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음악의 일색이 늘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잠비나이의 라이브는 그 러닝타임 안에 기승전결이 있고, 그 안에 열정과 따뜻한 부드러움이 공존한다. 그러한 강약이 극명히 대비되는 완급조절이 청중들에게 전해져 매력 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그룹이다.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해외에서 어디 매체에서 어떻게 소개가 되었는지 이야기.)
이일우 : 우리 음악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은 국악과 락 음악을 섞은 음악이다. 국내 락 씬에서는 국악기를 섞었다고 싫어했고, 국악 쪽에서는 시끄러운 락 음악을 섞었다고 싫어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음악만 좋으면 그런 것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양한 음악과 역사가 있기에 우리 음악을 쉽게 받아줬다고 본다. 그리고 평가도 국내는 단순히 퓨전 국악 밴드이지만 유럽에선 아방가르드, 포스트락, 프로그레시브, 노이즈, 메탈, 인디 등 여러 교집합적인 아티스트를 비교하며 우리 음악을 얘기해준다.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김보미 :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그만큼 국내시장이 새로운 것에 대해 폐쇄적이란 얘기다. 우리가 처음부터 굳이 해외시장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모든 시장에서 셀링을 했지만 해외에서 수요가 있었을 뿐이다. 해외 공연관계자들은 한국과는 다르게 새로운 음악을 찾아다니고 관객 역시 새로운 것에 열려 있고 관대하다. 해외에서 많은 양의 공연을 해내고 그만큼 주목도 받으니까 국내에서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아직도 국내에서 수요가 많은 것은 아니다.

2013년도부터 세계의 도시를 돌며 꽤 많은 공연을 했다. 기억에 남는 공연과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심은용 : 덴마크의 로스킬데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것이 늘 생각난다. <소멸의 시간> 곡의 시작인 거문고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마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음악을 알고 지르는 함성이었다.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김보미 : 2016년 헬 페스트에서 관객 첫 줄에 정말 큰 태극기를 들고 온 외국 관객분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집에도 그렇게 큰 태극기는 없다. 어디서 구했는지 궁금하다.
최재혁 : 나도 헬 페스트. 세계 최대규모의 페스티벌에서 잠비나이를 위해 태극기를 흔들어 주는 외국인들 앞에서 정말 멋진 공연을 마쳤을 때.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높은 영역을 경험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 공연이었다.

올림픽 폐막식을 장식했을 때 짜릿한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이일우 : 일단 국내에서 인지도가 굉장히 낮은 팀이고 음악도 시끄러운 팀임에도 불구하고 섭외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가 그간 헛수고만 하진 않았구나 생각도 들었다.
최재혁 : 사실 당일전까지는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리허설에 그저 실수 없이 잘하고 싶었던 마음뿐이었는데, 본 무대에서의 짜릿함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저희가 함께 했다는 사실이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습니다. 감사히 생각합니다.
김보미 : 너무나 멋진 의상을 도와 주신 ‘레쥬렉션’의 이주영 선생님께도 다시금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심은용 : 지금도 꿈만 같았던 시간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정말 많은 스텝들이 추위 속에서 고생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다가올 음악 페스티벌과 공연계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걸로 안다.
최재혁 : 5월에 있을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올해 가능한 많은 크고 작은 페스티벌에서 관객 분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싶다.
이일우 : 6월에는 DMZ 피스트레인에서 공연한다. 국악계 음악축제에서 신곡을 발표할 계획도 있고, 겨울에 남산국악당에서는 최휘선이라는 양금 주자와 협업을 할 계획이다. 국악 쪽 페스티벌에서도 섭외가 늘어서 신기하다.
김보미 : 6월에 런던의 Meltdown 페스티벌에 출연한다. 25주년 특집으로 The Cure의 Robert Smith가 프로그래머를 맡았는데 나인 인치 네일스, 데프톤스, 모과이, 모노 등과 함께 잠비나이도 초청을 했다. 사실 항공예산이 없어서 못 갈 수도 있었는데,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서포트 해주시기로 했다고 들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8월에는 캐나다 쿼백지역 투어가 진행된다. 9월에는 해외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공연을 플랫폼 창동 61에서 기획 중이다. 모노와 트리콧 초청 때처럼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한다.

음악만 듣고 직접 만나기 전까지 솔직히 다들 강하고 셀 줄 알았는데, 전혀 그 반대였다.
김보미 : 멤버 중 그 누구도 강하고 센 사람이 없다. 각자 음악 할 땐 집중력 있지만 인성은 다들 착하고 재밌다. 그래서 음악 외적으로 생활을 함께 해야 하는 장기 투어를 많이 하면서도 특별히 불화는 없다. 재혁오빠는 가장 큰 맏형님으로 항상 너그럽고 과묵하게 때론 웃긴 얘기로 투어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신다. 일우는 되게 웃긴다. 사실 리더로서 영어로 인터뷰 하랴 곡 쓰랴 고생이 많을 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정말 착하다. 병구는 천사다. 막내로서 정말 싹싹하게 궂은 일 마다 않고 하고 힘들 텐데도 항상 웃고 돕고 정말 천사다. 은용이는 악기처럼 묵직하고 조용하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운동과 건강식을 좋아해서 방에서도 항상 요가를 한다. 은용이 덕분에 여자방이 건강하게 바뀌어 간다. 멤버들 모두에게 고맙다.

다섯 명의 뜻이 한마음 같지 않을 때도 분명 있을 것 같다.
김보미 : 일단 작곡자가 있으니 음악적 충돌이 많지는 않다. 써온 곡을 듣고 나름대로 느낀점을 공유하고 발전시키고 그게 아니라면 대화로 충분히 얘기하면 된다.
최재혁 : 나의 의견이 무조건 100% 맞다고 생각하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본다. 그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일뿐더러 팀에도 결코 좋지 않다. 잠비나이엔 그런 생각을 가진 멤버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국악에 락을 접목시킨 그룹 결성의 궁극적인 목표가 뭘까.
이일우 : 국악이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사실 편견이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것이니까 무조건 좋다고 감싸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이 시대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면 이 시대의 청중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락 음악은 국악에 없는 강렬함이 있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음악 장르이기 때문에 락을 접목 시켰다. 국악기를 쓰는 팀도 강렬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심은용 : 이제는 잠비나이의 뚜렷한 음악적인 색깔을 가졌다고 본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이 시대의 맞는 음악과 세련된 감성과 마인드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소망이다.

사람들에게 잠비나이가 어떤 그룹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나.
이일우 : 어떤 앨범을 사서 듣던 후회가 없는 팀.
김보미 : 그냥 좋은 음악을 하는 팀. 청자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선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팀.
최재혁 : 세계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밴드로 기억되고 싶다. 우리를 지원해주는 많은 분들 그리고 국내 후배 뮤지션들에게도 가능하면 좋은 이슈와 에너지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고 싶다.
유병구 : 언제 어디서나 라이브에서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팀.
심은용 : 음악 잘하는 밴드, 괴물 밴드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아무거나.
최재혁 :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특히나 음악은 라이브가 최고입니다. 공연장에서 자주 만나길 희망합니다.
김보미 : 같은 마음으로 같은 이상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항해를 해나가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오랫동안 활동하는 팀을 보면 더욱 대단한 마음이 들고, 다들 내면적으로도 행복해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이일우, 심은용, 유병구 : 감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CREDIT


에디터 김민지
포토 윤형민, 강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