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투 더 스트릿 (Pitch to the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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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야구와 농구에 비해, 패션과 친하지 않다. 야구져지와 농구져지는 상당히 보편화 된 아이템이지만, 축구 관련 의류는 정말 말 그대로 ‘축구’할 때만 입는 용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슬레져룩이 각광을 받고, 스타 디자이너들과 거물급 브랜드들이 축구를 패션에 접목한 아이템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또한,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되는 축구 유니폼을 일컫는 ‘레플리카’ 역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부터 풋볼 져지가 어떻게 축구장을 넘어 거리까지 점령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풋볼, 몽 아모르 (FOOTBALL, MON AMOUR)

오프화이트의 수장이자, 루이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그는 축구의 광신도로 유명하다. 축구가 비인기 종목인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축구를 즐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고등학생 시절 힙합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함께 공을 차러 다닌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때의 추억을 영감으로 삼아, 그는 지난 6월 ‘나이키 x 오프화이트 풋볼, 몽 아모르 (FOOTBALL, MON AMOUR)’라는 컬렉션을 공개했다. 그의 축구 사랑이 시간이 지나 결과물로 발현된 것이다.

‘버질 아블로’의 라이프스타일과 스포츠 브랜딩을 결합해 완성한 ‘풋볼, 몽 아모르’ 컬렉션. 골키퍼 장갑, 져지, 파카, 후디 그리고 축구공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특히,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의 체크 패턴을 응용한 유니폼과 네덜란드의 사자 팀 로고가 들어간 오버사이즈 티셔츠는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컬렉션의 일환으로 출시된 스니커즈 ‘줌 플라이 머큐리얼 플라이니트’도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나이키의 러닝화인 ‘줌플라이 SP’와 나이키의 대표 축구화 라인인 머큐리얼의 요소를 결합한 모델이며, ‘오프화이트’다운 레터링과 인사이드 킥을 하기 좋은 위치에 찍어놓은 도트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열린 러시아 월드컵에서 베스트 영 플레이어 상을 수상한 ‘킬리안 음바페(Kylian Mbappe)’가 오프화이트 협업 축구화를 착용해 큰 이슈가 되었다.

‘풋볼, 몽 아모르’컬렉션은 ‘버질 아블로’가 축구를 웨어러블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요즘 패션계는 그의 손이 닿기만 하면 트렌드가 되는 세상 아닌가? 아마 축구와 패션의 연결고리가 깊어질수록, 끝없이 회자될 컬렉션임은 분명하다.

 


 

NSS MAG, 베트멍 풋볼(Les Vetements de Football)

이탈리아의 스트릿 패션 웹 매거진 ‘NSS MAG’에서 전개하는 패러디 레이블 ‘레 베트멍 드 풋볼(Les Vetements de Football)’. 그들은 70년대, 90년대 축구 올드 레플리카에 명품 브랜드를 새겨 패러디한 아이템을 판매한다. 발렌시아가 (Balenciaga), 꼼데가르송(CDG), 베트멍(Vetement) 등 유명 브랜드를 ‘발렌시아골(Balenciagoal), 꼼데 골(Commedes Goal)등 으로 재치있게 개명한 프린팅을 선보인다.

 

 

‘NSS MAG’은 축구 스카프도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축구 스카프의 경우, 멋진 타이포그래피와 화려한 컬러감을 가진 경우가 많아 베이직한 코디에 포인트를 주기 좋으며, 겨울 시즌에 목도리 대용으로 활용하기 좋다.

 

‘레 베트멍 드 풋볼’ 제품군은 한정기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높은 가격대를 자랑한다. 보통 희소성이 높은 올드 레플리카를 베이스로 제작하기 때문에, 팔리는 즉시 품절이며, 자연스레 고가의 가격이 매겨진다. 하지만 올드 레플리카 특유의 색감과 레트로한 디자인, 유명 브랜드의 패러디 로고가 들어가는 만큼 그 멋은 확실히 보장된다.


 

나이지리아 (2018 Nigeria Home kit )

축구 유니폼을 사려고 줄을 선 사람들을 본 적 있는가? 지난 5월. 런던 나이키 매장 앞에는 아프리카 축구팀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월드컵 유니폼을 사려는 일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 장이 팔려 나갔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으로 기록되었다. 이는 영국 프로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Manchester United)’가 기록한 최다 판매기록 (285만 장)을 뛰어넘는 수치이다.

 

먼저 이 셔츠는 ‘아크로님(Acronym) x 베이퍼맥스(VaporMax)’협업에서 등장했던, ‘라즐 다즐 (Razzle Dazzle)’카모패턴이 쓰인 것이 큰 특징이다. 이 패턴은 2차 세계대전 때 군함들이 어뢰를 교란하기 위해 쓰인 패턴이다. 또한, 나이키의 최신 기술인 ‘베이퍼니트(Vaporknit)’ 소재가 적용되었다.

 

나이지리아 유니폼이 사랑받는 이유는 세련된 디자인도 한몫했지만, 나이지리아 고유의 팀 특유의 전통을 지킨 것도 크다. 나이지리아팀의 마스코트이자 팀 별명인 ‘슈퍼 이글스(Super Eagles)’를 모티브 하였고, 특히 소매 부분 흰색과 검은색은 독수리의 날개를 시각화했다.

 

비록 팀 성적은 아르헨티나에 밀려 16강 탈락이지만, 유니폼 순위에선 우승을 기록한 나이지리아. 축구 레플리카가 유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아마 향후 몇 년간 역대 유니폼 순위를 나열할 때 가장 높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유벤투스 (Juventus)

유니폼 시장에서 항상 인기가 좋은 팀이 있다. 바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소속된 ‘유벤투스(Juventus)’이다. 아디다스 져지를 사용하며, 깔끔한 블랙&화이트 스트라이프 디자인과 스폰서 ‘JEEP’의 박스로고가 조화를 이룬다. 이번시즌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의 영입 특수로 인해, 하루에만 52만 장이 팔리는 등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유벤투스의 15-16시즌 어웨이 져지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인 유니폼과 다르게 핑크 컬러를 사용 하여 산뜻한 느낌을 주며, 비비드한 색감으로 스트릿웨어로 입기 좋다. 드레이크(Drake), 이동휘, 헤이즈 등 많은 국내외 연예인들의 착용으로 이슈가 되었다.

 

유벤투스 유니폼은 항상 기복 없이 좋은 평을 받아왔다. 나이키에서 아디다스로 스폰서가 바뀌어도 인기는 굳건했다. 그 비결은 뭘까? 실패하기 힘든 블랙&화이트 컬러웨이, 유행을 타지 않는 스트라이프 디자인 덕택이다. 세계적인 인플루언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Tyler, the creator)’가 이끄는 브랜드 골프왕(Golfwang)에서 유벤투스 유니폼을 오마쥬한 제품을 출시했을 정도니 말이다. 만약 이 글을 보고 풋볼 레플리카에 관심이 생긴다면, 유벤투스 유니폼을 추천하는 바이다.

 

유벤투스는 지난 2017년 클럽 엠블럼 변경하는 결정을 내렸다. 알파벳 J를 두 개로 겹쳐, 단순화시킨 엠블럼은 기존에 전통을 깨는 획기적인 디자인이다. 과연, 전통을 깨면서까지 유벤투스가 엠블럼을 바꾼 이유는 뭘까? 바로 유벤투스를 단순한 축구팀이 아닌, 유벤투스를 하나의 패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보드진의 결정 때문이다. 그들은 유벤투스를 단순한 축구팀으로 국한 시키고 싶지 않았다. 간결해진 엠블럼은 축구팀답지 않게 캐쥬얼하며, 패션 제품에 브랜드 상품에 적용하기 적절하다. 실제로 엠블럼이 공개되자, 수많은 패션 액세서리와 굿즈가 발매되었다. 우려와 달리 어느 정도 변혁에 성공한듯하다. 먼 훗날, 유벤투스가 패션으로 축구만큼 유명해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CREDIT


에디터 김상수
포토 자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