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보증 마크에 윤리의식도 추가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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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에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브랜드가 큰 타격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돼버리기도 하며, 직접적으로 매출이 하락해 자금난을 겪는 경우도 있다. 뻔뻔하게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브랜드도 존재하며, 확실한 대처로 진실된 용서를 구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확실한 건, 이들은 논란의 대상이 아닌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 들이었다는 점이다. 제 아무리 대단한 브랜드나 아티스트여도 윤리의식이 결여된 인물이라면 외면당해 마땅하다.


 

브이론(Vlone)

‘에이셉 바리(A$AP BARI)’가 이끄는 ‘브이론’은 고공행진을 펼치는 중 이었다. 나이키와 협업한 제품의 샘플이 1000만원에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브이론의 로고가 박힌 제품들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성공 가도를 달리던 와중 에이셉 바리는 런던의 한 호텔에서 한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고, 나이키는 그 이유로 브이론과 파트너쉽을 즉각 해지했다. 그는 동영상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했고, 무고죄로 해당 여성을 역고소했다.

길고 긴 진실 공방 끝에, 지난 1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에이셉 바리는 유죄 선고를 받았으며. 피해자에게 약 350만 원의 보상금을 지불함과 동시에 약 567만 원의 벌금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디올(Dior)’과 ‘지방시(Givenchy)’를 이끌며, 천재 디자이너로 명성을 날린 ‘존 갈리아노’. 그의 이름값이 한 순간에 잿더미가 된 사건이 2011년 2월 파리에서 발생한다. 그는 잔뜩 술에 취해 유대인 여성에게 ‘나는 히틀러를 사랑하며, 당신의 부모들은 전부 가스실에서 죽었어야 했다.’라는 입에도 담기 힘든 말을 꺼냈다. 그의 막말 영상이 제3자에 의해 촬영되면서 순식간에 퍼졌고, 결국 디올은 그를 해임하기에 이른다.

그는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촬영된 영상이 공개되며 빈축을 샀다. 결국 2011년 9월, 그는 ‘출신, 종교, 인종, 혹은 민족 등을 근거로 한 공개적인 모욕’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징역형 대신 6,000유로의 벌금과 집행 유예가 선고됐다.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

 

러시아 출신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는 성추행 루머에 연루되었다. 피해자는 16세 학생으로, ‘고샤 루브친스키가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중요 신체 부위 사진을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화가 이루어진 인스타그램 메시지 스크린샷까지 공개되어 파장이 일었다. 대화 내용엔 고샤 루브친 스키가 부모님 몰래 화장실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시키는 메시지가 있어 충격을 더했다. 고샤 루브친스키는 모델 캐스팅의 한 과정이라고 밝혔지만, 그의 브랜드와 명예에는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메종 키츠네(Maison Kitsuné)

 

‘메종 키츠네’의 16F/W 컬렉션 화보는 욱일기 논란에 휩싸였다. 그들은 해당 컬렉션에서 ‘미야자키 하야오(Hayao Miyazaki)’의 애니매이션 ‘바람이 분다(The Wind Rises, 2013)’를 모티브로 룩북을 구성했다. ‘바람이 분다’는 2차대전 당시 일본 해군의 주력 전투기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의 삶을 그린 만화다. 이 작품은 전범 피해국 관객들에게나 일본 우익들에게나 전부 배척 받는 ‘지브리 스튜디오’ 최악의 작품이다.

여기서 문제가 터졌다. 키츠네의 룩북을 살펴보면, 욱일기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남자 모델은 욱일기로 만들어진 종이비행기를 던지고 있으며, 여자 모델은 욱일기를 어깨에 지고 있다. 해당 컬렉션에서 남자 모델로 나선 한국계 영국인 모델 ‘김상우’씨는 추후 문제가 커지자 ‘자신의 무지함으로 화나고 실망한 분들에게 사죄’한다며 사과문을 SNS에 기재하기도 했다. 또한, 메종 키츠네는 ‘크리에이티브 팀의 실수이며, 의도와 달리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슈프림 X 사스콰치패브릭스(Supreme x Sasquatchfabrix)

역대 슈프림 협업 중 가장 바보 같다는 평을 받고 있는 사스콰치패브릭스와의 협업.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색이 가득 담긴 멋진 옷들이 즐비한 협업이었지만, 룩북의 배경 장소가 ‘야스쿠니 신사’라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에서 가장 큰 신사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에서 사망한 A급 전범자들의 영령을 위해 제사하고, 여기에 천황의 참배라는 특별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전쟁 때마다 국민에게 천황숭배와 국군 주의를 고무, 침투시키는 데 절대적인 구실을 한다.

사스콰치패브릭스의 대표인 ‘다이스케 요코야마’는 이 사건에 대한 인터뷰 중 ‘세계대전 이후 유입된 미국문화와 일본 전통 간의 융합을 표현하고자 했다.’라는 발언으로 또 한 번 빈축을 샀다. 이러한 논란으로 한때 수많은 한국 슈프림 매니아들이 해당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을 만큼, 국내에서도 뜨거운 이슈였다.

 

에이치엔엠 (H&M)

세계 최고 규모의 스파 브랜드 ‘H&M’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H&M은 흑인 어린이 모델에게 ‘COOLEST MONKEY IN THE JUNGLE’ 라는 문구가 적혀진 후드 티셔츠를 입혔다. 이 논란으로 파트너 관계를 맺던 아티스트 ‘위켄드(The Weeknd)’와 협업예정자 였던 래퍼 ‘지이지(G-Eazy)’는 더 이상 H&M과 연을 맺지 않기로 선언했으며, 수많은 흑인 아티스트와 전 세계 누리꾼 들의 질타 또한 이어졌다.

농구황제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는 개인 SNS을 통해 사진에 나온 흑인 어린이를 위로하는 게시물을 올렸고, 축구선수 ‘로멜로 루카쿠(Romelu Lukaku)’는 인스타그램에 아동이 입고 있던 옷의 프린팅을 없애고 ‘Black is Beautiful’이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게시했다.

H&M은 “이 사진으로 많은 분이 불쾌하게 느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이 사진을 촬영하고 게재한 데 반성한다.”라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어서 문제가 된 사진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전 세계 매장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이러한 사건을 포함해 여러가지 악재로 H&M은 지난 6년간 최대 이익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부터 12개월에 걸쳐 이익이 감소하였고, 주식시장에서도 최근 실적 악화와 온라인 판매 부문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에 따라 주식이 10.6%나 급락했다. 이미 전 세계 170개의 매장도 문을 닫은 상황이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H&M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찌(Gucci)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도 최근 인종차별과 관련된 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발매한 스웨터 의류 중 하나가 흑인을 흉내 낼 때 사용하는 ‘블랙페이스(Blackface)’를 연상시키며, 일부러 인종차별을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심지어 ‘구찌 갱(Gucci Gang)’이란 곡으로 세계적 힙합스타가 된 ‘릴 펌(Lil Pump)’ 마저, 이제 더 구찌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래퍼 ‘50 센트(50 cent)’ 또한 구찌 티셔츠를 태우는 영상을 올렸으며, 래퍼 ‘티아이(T.I)’ 역시 구찌 보이콧을 선언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는 해당 마스크에 대해 ‘호주의 디자이너 ‘레이 보워리(Leigh Bowery)’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함이었다’라고 해명했지만, 잘 나가는 구찌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릴 사건임은 분명해 보인다.

 

 

CREDIT


에디터 김상수
포토 자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