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전설의 시작 ‘알파 프로젝트(Alpha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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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루이비통, 유니클로, 구찌 등 쟁쟁한 브랜드를 제치고 2년 연속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1위를 거머쥔 나이키(NIKE). 마음을 울리는 광고, 세계적인 스타들과의 협업, 뛰어난 디자인과 특유의 감성 덕분에 독보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나이키가, 살아있는 전설이 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해답은 나이키가 신발을 대하는 자세에서 찾을 수 있다.

1971년, ‘블루 리본 스포츠’는 자사의 신발 생산 라인을 구축하며 ‘나이키’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이후 꾸준한 제품 개발을 통해 선수들의 성적에 큰 영향을 주게 되며 폭발적인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그리고 2000년, 많은 이들이 알려지지 않았던 기술에 흥분하고 미래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던 시절, 나이키는 새롭게 도래한 시대를 맞이하여  ‘알파 프로젝트(Alpha Project)’를 시작한다.

 

NIKE ALPHAPROJECT

 

‘알파 프로젝트’는 운동 선수를 보호하고, 그들의 기록 향상을 위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말하는데, 총 5단계를 거쳐서 제품이 탄생했다. 첫 번째는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선수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신발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소재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는 것이고, 네 번째로는 선수들이 프로토 타입을 착용해본 뒤 피드백을 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은 제품을 완성하여 출시하는 것이다. 단순한 프로세스지만, 그 어떤 스포츠 브랜드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알파 프로젝트’를 통해 나이키의 도전 정신, 신발을 향한 열정과 애정을 드러내기엔 충분했다.

 

나이키 에어프레스토(NIKE Air Presto)

 

나이키 에어프레스토 프로토타입

 

당시 꽤 여러 종류의 신발이 만들어졌고, 결과물의 대부분이 기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너무나도 혁신적이었기 때문에 미래에서 온 신발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들도 있었다. 그 중 ‘에어 프레스토(Air Presto)’는 꾸준히 출시되며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세상에 나오기까지 무려 4년이라는 오랜 준비 기간을 가졌던 신발이다. 1996년에 처음 기획되었지만, 마치 슬리퍼를 신은 듯한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 끝에, 결국 2000년이 되어서야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이 완벽한 신발은 4년이라는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신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발을 위한 티셔츠(T-Shirts for the Foot)’라는 모토로 제작된 신발답게 발을 굉장히 유연하게 잡아준다. 당시 사이즈가 S, M, L 등으로 발매되었는데, 놀랍게도 모두의 발에 잘 맞았다. 착화감은 기본이요, 심미성도 갖췄다. 나이키 에어 프레스토는 출시 후 19년 동안 -현재 진행형- 세계적인 러너들이 착용하고 미술관에 전시되는 등, 스포츠 스타일의 주류가 되었다.

 

나이키 샥스 BB4 (NIKE Shox BB4)

 

빈스 카터(Vince Carter)와 샥스BB4

 

편안한 착용감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던 에어 프레스토와는 다르게, 스포츠 스타들의 착용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제품도 있다. 2000년 시드니에서 빈스 카터(Vince Carter)가 7피트 상공으로 뛰어올라 덩크를 꽂을 때, 그의 두 발에는 다름 아닌 ‘나이키의 샥스(Shox) BB4′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카터가 “덩크의 성공과 함께 샥스 BB4의 전설이 시작되었다. 신발과 함께 나는 스포츠 스타가 되었다.”라고 직접 전할 정도로, 카터와 샥스 BB4의 인기는 대단했다. 신발 디자인계의 전설, 에릭 아바(Eric Avar)는 샥스 BB4를 제작할 당시 ‘우주 시대 컨셉’으로 하고 싶어서 우주복에 대하여 연구했으며, 실제로 신발의 어퍼는 어떤 우주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의 천재적인 면모가 한껏 발휘된, 훌륭한 착화감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으로도 수십 년은 앞서간 듯한 아름다운 신발이 탄생하였다. 가장 최근 리트로 소식이 전해진 것은 2019년 6월로, 나이키 팬 뿐만 아니라 농구 팬들의 가슴을 떨리게 하기도 했다.

 

나이키 플라이포짓(NIKE Flightposite)

 

나이키 머큐리얼(NIKE Mercurial)

 

이 외에도 당시 놀라운 신발이 여럿 쏟아졌는데, 여전히 에릭 아바의 대표 신발로 손꼽히는 플라이포짓(Flightposite), 조화로운 컬러 초이스로 팬몰이를 했던 쿠키니(Kukini), 호나우두의 신발로 유명세를 타서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축구화의 역사를 새로 쓴 머큐리얼(Mercurial)과 파격적인 디자인을 내세우며 막강한 팬덤을 자랑했던 세이즈믹(Seismic) 등이 있었다. 출시만 했다 하면 모조리 보물이었다.

 

 

나이키라는 전설을 만드는데 일조한 ‘알파 프로젝트’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했다. 알파(ALPHA)라는 다섯 글자가 알알이 박혀있는 박스를 열어보면 ‘Imagination Meets Technology’라고 쓰여있었는데, 많은 팬들이 알파 프로젝트의 슬로건으로써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이 문구와 당시 혹평을 받았던 신발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최근 나이키의 동향을 살펴 봤을 때, 20주년 기념 리트로를 슬그머니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한 명의 팬으로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에디터 구자현
사진 자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