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 문득 쓸쓸해지곤 한다. 별거 아닌 것에 눈물을 쏟고 싶기도 하고,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책 한 소절 읽으며 인간과 삶에 대해 고찰을 하고 싶기도 한 계절. 풍부해진 감성은 선선하게 부는 바람과 맥없이 떨어지는 낙엽 때문이리라. 이맘때쯤이면 꼭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극 중 쓸쓸함 그 자체의 삶을 사는 남자, 브래들리 쿠퍼와 허스키한 보이스가 가을과 겨울 사이의 분위기를 꼭 닮은 레이디 가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음악 영화, ‘스타 이즈 본(A Star Is Born, 2018)’을 소개한다.
‘A Star is born, 2018’
감독 브래들리 쿠퍼
출연 브래들리 쿠퍼(잭슨), 레이디 가가(앨리)
1937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이다. 유명한 뮤지션인 잭슨과 무명의 가수 지망생 앨리가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하고, 함께 공연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지 못해 마음에 큰 병을 앓고 있는 잭슨은 앨리가 유명해질수록 공허함을 느낀다. 결국 앨리는 꿈을 이루지만 잭슨은 우울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씁쓸함과 함께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 전 세계적으로 4억 2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가볍게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연기, 연출, 촬영 기법, OST에 대해 많은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고, 제76회 골든 글로브상에서 5개 부문, 제91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8개 부문에 후보 지명됐다. 그 중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았는데, 음악 영화로써 더 없는 영광을 누리는 순간이었다.
몰입도를 높여주는 하이 퀄리티의 음악과 그에 걸맞은 스토리 덕분에 긴 여운을 남기는 스타 이즈 본. 영화 속의 모든 음악을 라이브로 녹음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를 감상할 이유는 충분하다.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은 앨범인지라 버릴 곡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대중에게 유독 많은 사랑을 받은 3가지 곡을 소개해본다.
[PLAY LIST]
- I’ll Never Love Again(Film Ver.)
/ Lady GaGa, Bradley Cooper
잭슨(브래들리 쿠퍼)이 앨리(레이디 가가)를 위해 쓴 곡으로,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역으로 앨리가 잭슨을 추모하기 위해 이 노래를 부르게 된다. 영화를 대표하는 발라드곡으로, 사운드 트랙 중 가장 풍부한 이야기와 감정을 담고 있다. 뮤직비디오용의 레이다 가가의 솔로버전과 필름버전이 있는데, 그 중 영화의 감동을 오롯이 전달해주는 필름버전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 Always Remember Us This Way / Lady GaGa
앨리가 무대에서 이 곡을 부르기 전, 잭슨이 앨리에게 ‘Always remember us this way(언제나 지금의 우리를 기억해)’라고 속삭인다. 영화가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극심한 변화를 겪는 두 주인공을 상징하는 곡으로, 제목과 가사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앨리가 무대 위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동안 두 주인공이 함께 행복했던 장면들이 오버랩되며 둘의 사랑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 SHALLOW / GaGa, Bradley Cooper
앨리의 자작곡으로, 길거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앨리가 잭슨에게 미완성의 곡을 불러준다. 그때 잭슨은 앨리와 사랑에 빠졌고, 그녀의 뮤지션으로서 가능성을 봤다. 잭슨이 곡을 완성하여 앨리와 함께 듀엣으로 무대에서 부르게 되는데, 영화 속에서 둘이 함께 부른 첫 곡으로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됨을 알려준다. 해당 씬에서 관객들의 엄청난 호응을 불러 일으켰으며 실제로도 빌보드 핫 100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어마어마했다. 레이디 가가에게 두 번의 그래미 어워드, 오스카상, 아카데미상, 그리고 골든 글로브상을 안겨준 곡이다.
EDITOR 구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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