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h of Ow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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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왼의 바람은 고통을 안은 이들에게 치유의 음악을 공유하는 것.
오왼은 그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다.

옥스포드 셔츠는 FRED PERRY, 가죽 베스트는 FELLINSTUDIO 0, 오버 핏 진과 미니 백은 DYED, 파이톤 텍스처의 가죽 뮬은 MARTINE ROSE, 체인 네크리스는 LOUIS VUITTON, 브레이슬릿과 링, 삭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요즘 근황은?
음악 작업하면서 곧 발매할 앨범 준비 중이다.
작업 중인 곡은 차례대로 7월부터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2019년 오왼 오바도즈에서 오왼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오왼 오바도즈는 내 양면성을 표현하고자 지은 이름이다. 선을 뜻하는 오왼은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도 대라’는 성경 구절에서 따온 거고, 악을 뜻하는 오바도즈는 ‘과다복용’한다는 뜻에서 땄다. 내가 가진 선과 악이라는 성향을 나타내고자 지은 이름인데, 음악을 시작하고 커리어를 쌓아갈수록 오바도즈의 성향이 주로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끊임없는 이슈도 있었고, 옳고 그름의 기준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바도즈의 목소리에 충실했지. 평생을 오바도즈로 임해왔으니, 이제 더 긍정적이고 밝은 면에서 좋은 것들을 시도해보자는 마음에 오바도즈를 없애고 오왼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그 어느 한쪽도 완벽하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걸 느꼈다. 오왼으로만 활동해보니 선과 악의 중심에서 균형을 잡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지

 

 

 

 

 

 

 

 

 

 

 

 

 

 

 

 

 

 

 

 

 

힙합은 자유롭지만 그만큼 많은 이슈와 잣대가 따라다니는 음악이지 않나, 오왼 역시 몸소 체험하기도 했지
표현의 자유라는 장점에 매료돼서 힙합을 해왔는데, 이런 자유가 정서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이 많았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잦은 충돌이 있었다. 그때는 내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한다는 불편한 감정이 있었거든. 대중이 원하는 답과 내가 제시하는 답이 다를 때 그런 일들이 발생했던 것 같다.

그런 요소로 인해 음악 작업할 때 제약이 있나
음악을 만드는 데는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데, 정신 건강에 안 좋았다. 내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게 아니니까 어려웠다.

작년 7월 돌연 은퇴 선언을 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에 이런 복합적인 감정도 포함되었던 걸까?
그랬던 것 같다. 내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서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소통을 시도했었다. 물론 좋은 영향도 있었지만, 생각과 다르게 부정적인 영향도 많았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차라리 남들이 하라는 대로 했으면 정신적인 고통은 없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나는 원체 그걸 못하는 사람이다. 한가지 느꼈던 부분은 음악을 만들 때는 가사에 힘이 실리는데, 실제로 말을 하거나 SNS에 글을 쓸 때는 감정이 먼저 소용돌이쳐서 의도된 바대로 워딩이 잘 안 나오더라. 그래서 계속 오해와 갈등도 생겼지. 소셜미디어 중독이라면 중독일 수도 있고.

그때 음악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끊는 게 더 도움 됐을 것 같은데
그치. 근데 결국 그때 당시 느꼈던 감정을 다시 음악으로 치유해서 4개의 앨범을 준비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비활성화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정신건강에도 그렇고 더 이상 내 음악이 전달하지 않는 왜곡된 메시지와 나의 워딩들로 인해 오해를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짙은 그린 컬러의 남방은 LEVI’S, 레이어드 스타일의 진은 DYED
나뭇잎 프린팅의 쇼트슬리브 셔츠는 ALLSAINTS, 레이어드한 이너 탑은 032C, 화이트 팬츠는 NOHANT, 그레이 스니커즈는 NIKE, 블랙 비니는 PRADA, 네크리스와 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후 4달 만에 무려 16곡이 수록된 정규 3집 [Smile]을 냈다. 그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오왼이 겪은 변화가 궁금하다

인생에서 엄청나게 큰 굴곡이 두 번 있는데, 그 일이 4개월 동안 벌어졌다. 각각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었는데, 좋은 건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찾았던 거. [Smile]을 만들 때 당시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얻었다. 사랑에서 얻은 에너지로 앨범을 만들었다. 결국에는 차였지만. (웃음)

앨범 커버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Smile]이란 앨범 제목처럼 온통 웃는 사진으로 가득 채웠지만, 눈은 화난 듯한 모습이었다
영화 올드보이에 나온 대사 중에 ‘웃어라. 세상 모두가 너와 같이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억지웃음을 한 내 모습을 보고도 같이 웃어줄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감정을 앨범 커버에 표현하고 싶었다. 모두가 똑같은 사람인데, 나는 네모난 프레임에 갇혀 있는 죄수 같은 기분이었다.

올해 1월 발매한 싱글 [너에게] 앨범 커버는 실제 메신저 채팅 화면을 캡처한 거라고
3집 앨범을 만들 때 사랑을 알려주고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보낸 메시지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서 [너에게] 앨범을 만들었다. 메시지를 보내고 몇 달 뒤에 대화방을 들어가 봤는데, 그때까지도 읽지 않았더라. 커버 이미지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차에 대화 캡처이미지를 쓰기로 했지.

아직도 1은 사라지지 않았나
대화방을 나온 지 오래됐지만, 아마 안 없어졌을 것 같다. 차단을 당했거나.

 

블루 컬러의 티셔츠와 트랙 팬츠는 PIMENT, 화이트 부츠는 DYED, 레이어드한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7월 발매 예정인 믹스테잎 [성장통]에 대해 소개한다면
요즘 유행하는 신나는 힙합 사운드다. 시간 여행이라는 곡으로 시작하는데, 과거의 나를 되돌아보면서 그 감정이 어땠는지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1번 곡은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적이다. 오왼은 1번 곡에만 등장하고 나머지 수록곡은 전부 오바도즈가 총괄했다. 전반적으로 성장통이라는 주제에 맞게 나의 고통이나 혼란스러운 감정을 거칠게 담았다.

정규 앨범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나
8월에 붐뱁 스타일의 다섯 곡이 수록된 EP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9월에는 정규 앨범 4집을 발매할 예정인데, 대중의 니즈에 귀를 기울여서 제작해 편하고 쉽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밝은 노래지만 그 속에 메시지는 우울한 내용이다. 정규 5집은 10월 중에 발매할 계획이다. [Smile]이 오왼 영화의 1편이라면, 정규 5집 [Cry]는 후속작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Smile]이 광대 느낌이었다면 [Cry]는 조커라고 할까.

오왼이 가진 래퍼로서의 강점
거침없이 솔직한 것. 솔직해서 진국이라고 생각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더라. 양날의 검인 것 같다. 솔직함에 대해서도 균형이 필요한 것 같다. 솔직하되 상처는 주지 않도록.

 

 

오왼 말고 김현우에 대해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피해자. 초등학생 때 미국에 이민을 갔다가 15살 때 한국에 돌아왔다. 두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그게 나의 양분이 되기도 했지만, 한국과 미국 어디에서도 행복한 기억이 없다. 두 나라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당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싫었다. 이렇게까지 상처를 주고 잔혹해야 하나 싶었다. 억압된 자유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분노가 온몸을 휩쌌다. 지금도 그 분노와 증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이런 감정을 덜어내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쉽지가 않다. 김현우나 오왼 모두 분노 그 자체인 것 같다. 그래서 뜨거운 감자라는 별명도 생겼던 것 같고.

그런 그에게 필요한 건
알맞은 정신 진단과 그에 알맞은 치료. 몸에 안 좋은 건 멀리하고 운동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면 내가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니더라고. 치료가 필요한 것 같다. 정신적으로 받는 고통의 크기가 커서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주는 것 같다.

오왼이 바라는 자신의 모습
누군가 책임감 없는 자유는 망나니라고 그랬는데, 책임질 수 있는 자유를 얻고 싶다. 그 정도 그릇의 사람이 돼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오왼이 만들고 싶은 음악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문제가 해결된다면 이 과정을 음악으로 만들고 싶다.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평소에 루피 형도 많이 했는데, 누군가를 살리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답한다. 가끔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SNS를 통해서 메시지를 보낼 때가 있는데, 이들에게 그 음악으로 치유와 용기를 주고 싶다. 나도 그렇게 힘들어 봤으니까.


EDITOR HWANG SO HEE
PHOTOGRAPHER YOON HYUNG MIN
STYLIST AHN DOO HO
HAIR MAKEUP LEE EUN SEO
LOCATION BIRDLAND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