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DY’s MEMO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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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가 전하는 김홍우의 이야기.

 

화이트 트위드 플라워 버튼 재킷과 팬츠는 LABELESS, 블랙 첼시 부츠는 1017 ALYX 9SM, 레이어드한 골드 펜던트 네크리스 모두 SUPREME

 

Q 요즘 어떻게 지내나
얼마 전 발매한 정규 앨범 [500000] 머천다이즈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앨범 발매 후에는 앨범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Q 정규 앨범 [500000] 소개 부탁한다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음악을 시작할 때 휴먼트리라는 편집숍에서 일하다가 음악에만 몰두하고 싶어서 편집숍 일을 그만뒀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와 지금의 나는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레디보다는 김홍우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만들게 됐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듣길 바라는 마음에서 앨범에 수록된 첫 번째 곡부터 12번 트랙까지 모두 타이틀을 붙였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김홍우의 이야기가 아니니까.

Q 지금의 레디가 있기까지의 풀스토리를 앨범에 담아냈는데, 제작 당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주 아주 솔직하게 하자. 앨범을 만들 때 사람들의 반응에 기대지 않고 김홍우답게 만들고 싶었다. 지금까지 얘기하지 않고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 과거의 일들과 묻어 놨던 이야기를 파헤쳐서 다 내려놓고 이야기했다. 머릿속에, 마음속에 묻어 놨던 이야기를 다시 파헤치고 꺼내는 작업이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는데, 막상 하고 나니 마음이 굉장히 편해졌다.

 

블랙 셋업 수트는 DOUBLE:L, 초승달 프린팅 디자인의 탑은 MARINE SERRE, 하이탑 스니커즈는 NIKE

 

Q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모두 드러낸 만큼, 모든 곡이 의미 있겠지만 그중 가장 특별하게 느끼는 곡이 있다면?
한 곡을 딱 꼽자면 ‘No Worries’라는 11번 트랙. 사실 이 곡은 굉장히 자극적이거나 사운드적으로 특별한 장치가 있는 곡은 아니지만, 앨범을 만들 때 가장 진솔한 마음을 담아서 그런지 제일 정이 간다.

Q ‘No Worries’ 도입부에 삽입된 통화 내용은 실제 즉흥적으로 녹음한 거라고
스케줄 갔다가 집에 가는 퇴근길에 갑자기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매니저 동생한테 녹음기 좀 켜 달라고 부탁했다. 언젠가 한 번은 이런 내용을 곡에 담고 싶었거든.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서사적으로 풀어야 했기 때문에 중간중간 장치가 필요했다.

Q ‘Humantree’에 흘러나오는 통화 내용도 인상 깊었다. 실제 휴먼트리 편집숍에 일할 당시 상황인 거지?
‘Humantree’에 등장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현재 우리 회사에 있는 스웨이디라는 친구다. 곡에 담긴 내용처럼 내가 휴먼트리에서 일할 때 스웨이디도 부산에 있는 편집숍에서 일하면서 음악을 했다. 통화 내용에 그 친구가 다음에 한 번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하는데, 정말 신기하게 몇 년 후에 하이라이트레코즈에 들어왔다. 앨범 제작 당시 어떤 곡을 만들 건지에 대해 스웨이디랑 얘기하다가,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통화 내용을 녹음한 거다.

Q ‘쇼미더머니’ 출연 전 레디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곡 ‘치트키(Cheat Code)’를 만들면서 느꼈던 감정은?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 같아서 만든 곡이다. ‘쇼미더머니’에 대한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한 적이 없거든. ‘쇼미더머니’를 나가야 했던 이유와 마지막 벌스는 출연 후의 내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한다. 가사에 쓴 것처럼 모두에게 다 좋은 결과가 돌아가지는 않는다. 좋은 기회인 만큼 더 노력해야 하지만 결국엔 반짝하고 마니까. ‘쇼미더머니’ 나간 지 오래된 후에 쓴 곡이라 그때의 감정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았지만, 옛날 일을 끄집어낸다는 게 조금 고통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당시 상황을 가사로 적어서 내뱉고 나니까 정신적으로 후련하고 좋더라.

Q 정규 앨범 [500000]에 수록된 곡들에 레디가 겪은 고민과 걱정이 많이 담긴 듯했다. 현재는 그런 고민을 많이 덜어냈나
앨범을 만들기 전까지, 그리고 만들면서도 정신적으로 힘들었거든. 근데 작업하면서 많이 치유했다. 앨범이 딱 나오니까 엄청 편안해지더라.

 

 

Q 유튜브 웹 예능 ‘고등학생 간지대회(고간지)’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는데, 진행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면?
울었던 거. (웃음) 시즌 2에서 매회 쓴소리를 많이 했다. 그만큼 그 친구들을 진솔하게 대했거든. 마지막 회를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했는데, 1회 때보다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니까 울컥하더라. 감정을 참다가 결국엔 눈물이 터졌지.

Q 평소에도 눈물이 많은 편인가
많은 편이기도 하다. (웃음) 그런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운 건 진짜 처음이다. 감정이 절제가 안 되더라. 사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보고도 잘 운다.

Q 그럼 가장 최근에 운 적은?
하도 많아서. (웃음) 드라마 보고도 잘 울거든. 최근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보면서 울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웃음)

Q [500000] 앨범을 기념해 티셔츠와 목걸이 등 다양한 굿즈 아이템을 직접 제작했는데, 패션에 남다른 인연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다
어떤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비주얼 디렉터를 하고 싶다. 최근에 ‘마우이’라는 브랜드와 협업했을 때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고, 스타일링과 룩북 촬영도 진행했는데, 꽤 성공적인 반응이었다. 내가 지닌 감성이나 감정을 음악 외에 다른 결과물로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서 비주얼적으로 넓혀가는 움직임을 보여드릴 것 같다.

Q 옷 잘 입는 래퍼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니는데,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초반에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 지금은 오히려 좋다. 어렸을 때부터 옷이나 신발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패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졌다. 남들한테 잘 보이려고 입는 것보다 내 만족이 더 크다. 어떤 날은 집에서 입었을 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밖에 나오면 별로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웃음)

Q 힙합과 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인데, 두 분야에 빠진 공통점은 무엇일까?
힙합을 원래 패션으로 먼저 접했다. 13살 때 흑인들의 패션을 보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흑인들의 패션 스타일을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뮤직비디오를 보고, 그러면서 음악에 빠졌지. 패션과 음악은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패션쇼를 보더라도 항상 힙합이 있지 않나. 시즌에 맞는 콘셉트와 그 무대에 맞는 음악이 나오면서 쇼를 시작하고, 실제로 디자이너들도 음악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니까. 패션과 음악 모두 결과물만 다를 뿐이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걸 표현하는 수단이다.

Q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슈프림’을 가장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려고 노력 중이다.

 

  • 프린트 후디 RAF SIMONS, 카고 쇼츠와 하이탑 스니커즈 RICK OWENS (전체 착장 모두 레디 소장품)

Q 화보에 실제 레디의 옷과 신발을 직접 스타일링하기도 했다. 착장에 대해 소개한다면
평소에 즐겨 입던 스타일은 아닌데, 멋있어서 항상 눈여겨 봐왔던 스타일이다. ‘릭 오웬스’ 같은 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몇 년 전 엄청 유행했다. 예전에 유행했던 룩을 요즘 스타일에 맞춰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의 옛날이야기로 만든 내 앨범 같은 거지. 확실히 나는 옛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차도 89년식 BMW 230이다. (웃음)

Q 레디만의 스타일링 팁이 있다면
아이템을 먼저 선정하는 편이다. 만약에 오늘 이 신발을 꼭 신고 싶으면 신발과 어울리는 바지, 상의, 그 후에 액세서리 이렇게 하나씩 매칭한다. 아무것도 안 떠오를 때는 모자라도 하나 집어서 그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편이지.

Q 이번 화보 촬영을 위해 하루 전 6시간에 걸쳐 머리를 했다고
일일이 땋는 머리라 시간이 좀 걸린다. 땋고 나면 관리하기는 정말 편하다. 지금 머리가 길어서 정리가 안 되거든. 이렇게 땋으면 옷에 특별히 멋을 안 부려도 헤어스타일로 어느 정도 커버가 된다.

 

아이보리 오버사이즈 재킷과 와이드 트레이져 모두 LABELESS, 블랙 멀티 포켓 티셔츠와 실버 네크리스는 1017 ALYX 9SM, 블랙 구두는 DR.MARTENS X UNDERCOVER

 

Q 힙합과 패션을 제외한 레디의 취향을 얘기해보자. 레디가 빠진 게 있다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가구나 조명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 커피도 좋아해서 항상 직접 내려 마시고, 7개월 동안 키토제닉으로 식단 관리도 하고 있다. 얘기하다 보니 전부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거네. 아, 그림도 그린다. 이래 봬도 미대 출신이거든. (웃음)

Q 최근에 그린 그림이 있다면?
얼마 전 아이패드를 사서 패드에 그림을 연습하고 있다. [500000] 앨범 티셔츠에 쓰여 있는 숫자도 직접 그린 거다. 집에 있는 의자에도 그림을 그렸는데, 틈나는 대로 그리려고 노력 중이다.

Q 앞으로 앨범 계획
다음 작업물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번에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해서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 전체적인 큰 그림을 생각하고,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음악을 표현하려고 구상 중인데, 쉽지는 않다. 이제 조금 한가해지면 좀 더 집중해 봐야지.

Q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지
좋은 뮤지션. 표현 잘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사람들한테 힙합이라는 문화를 어렵지 않고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게 소개하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DITOR HWANG SO HEE
PHOTOGRAPHER YOON HYUNG MIN
STYLIST AFAIK
HAIR GI HEE
MAKEUP MIN JI
LOCATION JAUINDLE